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8. 4. 13. 선고 2017노4540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무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징역 8월 및 벌금 500,000원에, 피고인 B을 징역 10월 및 벌금 5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각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각 2년간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120시간의, 피고인 B에 대하여 160시간의 각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유

1.

당심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공소취소된 부분 제외) 중 E, F에 대한 금품청산의무위반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검사는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하여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원심판결 무죄 부분중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하였으므로, 피고인들과 검사가 모두 항소하지 않은 원심판결 무죄 부분 중 E, F에 대한 금품청산의무위반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분리·확정되었다.

당심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무죄부분 중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1)

피고인 A는 직원인 K에게 명시적이고 확고한 의사로 내일부터 회사를 폐업할 것이니 직원들에게 전달해 달라고 말하였고, P에게 근로자들에게 점심을 공급하는 식당에 전화하여 내일부터 회사에 오지 말 것을 통보하라고 지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의 2016. 11. 1. 자 해고의 의사표시가 비진의의사표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2)

설령 피고인 A의 해고통보가 비진의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진의 아님을 알지 못하였다면 그대로 효력이 있고, 근로자들은 피고인 A의 위 해고의 의사표시를 진정한 것으로 믿었다. 피고인들이 사후적으로 근로자들에게 출근할 것을 통보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해고의 의사표시의 효력이 소멸하지 않는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 [피고인 A: 징역 6월(집행유예 1년), 벌금 50만 원 및 120시간 사회봉사, 피고인 B: 징역 8월(집행유예 1년), 벌금 50만 원 및 160시간 사회봉사]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 A는 인천 계양구 G에 있는 주식회사 H(이하 'H'이라 한다)의 대표이사이고, 피고인 B은 H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2016. 11. 1. 경 위 회사에서 2016. 3. 11. 경부터 근무해 온 근로자 R을 30일 전에 해고예고를 하지 아니하고 해고하면서 30일분 상당의 통상임금인 1,600,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들은 이를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5, 8, 11, 12, 15, 16, 18, 23, 24,26 기재와 같이 총 10명의 근로자들에 대한 해고예고수당 합계 17,800,00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들은 2016. 11. 1. 이전에도 H의 근로자들에게 수차례 폐업의 의사를 밝혔으나 그 후로도 근로자들과의 근로관계가 계속 유지되었던 점, 피고인들 사이에서 피고인 B이 H의 의사결정에 있어 우월적인 지위에 있었는데 2016. 11. 1. 폐업의 통지는 피고인 A의 즉흥적이고 독단적인 발언에 불과한 점, 2016. 11. 1. 이후 상당수의 근로자들은 여전히 H에 출근하였고 피고인 A의 2016. 11. 1. 해고통지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들이 2016. 11. 1. H의 근로자들을 해고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들은 부부로서 H을 공동으로 운영하였고, 피고인 A는 H의 대표이사였다. 피고인들은 2016. 10. 28. 회사에서 싸움을 하다가 근로자들에게, 피고인 B은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피고인 A는 더 이상 작업을 하지 말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H의 근로자들은 작업을 중단하였다. H의 근로자들은 주말을 지난 2016. 10. 31. 회사에 출근하여 피고인 A에게 밀린 임금을 주지 않으면 더 이상 일하기가 힘들다고 말하였고, 피고인 A는 2016. 10. 31. 근로자들에게 밀린 임금 중 일부를 지급하였다.

나)

H에서 이사 직함으로 사업장 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였던 K은 2016. 11. 1. 15:00경 피고인 A에게 거래처에서 물품대금을 결제하지 않으면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통보가 왔다고 보고하였다. 피고인 A는 K의 수차례에 걸친 만류에도 불구하고 K에게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직원들에게 그러한 말을 대신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피고인 A는 K에게 위와 같이 지시한 다음 사무실 금고에 있던 법인계좌 통장, 도장 등을 가지고 나갔다. 그 후 K은 H의 근로자들에게 피고인 A가 한 말을 그대로 전달하였고 이에 근로자들은 그 날 작업을 종료하였다. 피고인 A는 같은 날 H의 근로자인 P에게 H의 작업장에 중식을 제공하는 식당에 전화해서 내일부터 오지말라는 말을 전하라는 취지의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피고인 B은 2016. 10. 28. 부터 2016. 11. 1. 까지 H에 출근하지 않았고 전화연락도 받지 않았다.

다)

K은 2016. 11. 2. 피고인 A로부터 피고인 B이 출근하였으니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자는 취지의 전화를 받고 회사로 갔다. 피고인 B은 K 등 근로자들에게 일할 사람은 계속 일하고 나갈 사람은 일을 그만두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라)

H의 미싱팀 소속 근로자들은 2016. 11. 2. 이후에도 계속하여 출근하였으나 업무팀, 재단팀 소속 근로자들은 2016. 11. 2. 이후 출근을 하지 않았다.

2)

위 인정사실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2016. 11. 1. 해고예고 없이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5, 8, 11, 12, 15, 16, 18, 23, 24, 26 기재 10명의 근로자들을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가)

피고인들은 2016. 10. 28. H의 근로자들에게 사업장을 폐업할 것이니 더 이상 근로하지 말라고 통보하면서 근로 중인 근로자들에게 작업을 중단할 것을 지시하였다. 피고인 B은 2016. 10. 28. 부터 2016. 11. 1. 까지 H에 출근하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았고 H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A는 2016. 11. 1. 또다시 근로자들에게 H을 폐업할 것이니 더 이상 출근하지 말 것을 통보하였다.

나)

앞서 살펴본 피고인 A가 2016. 11. 1. 해고의 의사표시를 한 경위나 그 이후의 행동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는 2016. 11. 1. 근로자들에게 H을 더 이상 운영하지 않을 것임을 확고하게 통보하였고 위와 같은 의사표시가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비진의의사표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다)

H의 근로자들은 피고인들 모두로부터 H을 폐업한다는 의사를 통보받았다. 2016. 10. 28. 부터 2016. 11. 1. 까지의 피고인들의 언행이나 H의 재정상태, 일부 근로자들은 2016. 11. 1. 노동청을 방문하여 진정을 접수하려 하였던 점, 근로자들 중 상당수가 2016. 11. 1. 이후 출근을 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H의 근로자들이 피고인 A의 위 폐업통보를 비진의의사표시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기 어렵다.

라)

피고인들이 2016. 11. 2. 해고의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미 해고의 의사표시가 2016. 11. 1. 근로자들에게 도달한 이상 위와 같은 철회로 해고의 의사표시의 효력이 소멸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2016. 11. 1. 이후 출근하지 않은 H의 근로자들이 피고인들의 해고통보 때문이 아니라 자발적인 의사에 기해 근로를 중단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마)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기준법은 제23조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27조에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으면 해고는 효력이 없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이 위와 같이 일정한 요건을 갖춘 해고만을 유효한 해고로 인정하는 취지는, 일반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해 위와 같은 요건을 갖추지 못한 해고에도 불구하고 그 지위를 박탁당할 우려가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오히려 그와 같이 효력이 없는 해고에 의해 근로자가 영업장을 떠나게 된 상황에서 사용자의 해고예고의무나 해고예당 수당 지급의무를 면책시키려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아울러 아무런 대책 없이 뜻하지 않게 사용자로부터 해고를 당하는 근로자의 불안정한 지위를 보호하기 위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해고예고를 하지 않거나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용자를 형사처벌하는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의 규정취지까지 고려해 보면, 근로자가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해 실제로 근로를 제공할 기회를 잃게 된 이상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 위반죄의 성립에 있어 해고가 실체적으로 또는 절차적으로 적법, 유효할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4.

결론

검사의 원심판결 무죄부분 중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항소는 이유 있고 위 부분과 원심판결 유죄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해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 및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에 관한 부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